광주MBC 라디오칼럼_20200127_사주팔자 이야기_김두규 우석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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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광주보라 Date20-01-26 00:00 Hit20 Comment0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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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50~07:55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사주팔자 이야기
■ 김두규 우석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앞으로 몇 번에 걸쳐 사주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공영방송에서, 그리고 아침부터웬 미신타령이냐고 비난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반드시 미신이라고 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에, 그 본래적 의미를 말씀드려보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사주 시장에 우리나라 국민이 소비하는 돈이 2019년 기준 약 10조원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 직업으로서 점을 치는 소위 ’점쟁이‘ 말고도 반듯한 직장을 가진 분들 중에 사주 공부하는 분들이 매우 많습니다. 고위 공무원에서 대학 교수에 이르기까지 제 주변에서 실제로 사주 공부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왜 의학이 발달하고, 과학이 발달한 지금과 같은 대명천지에 사람들은 미신이라 불리는 사주에 의존하는 비율이 더 늘어날까요? 사업운, 승진운, 애정운, 합격운, 건강운, 재물운. 인간이라면 누구나 생각해 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궁금 사항입니다.
한 개인의 운명을 예측하고자 하는 시도와 노력은 여러 가지로 있어 왔습니다. 인간의 운명을 엿보려는 행위는 그 시발지인 중국에서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에 수용된 지 아주 오래일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미국이나 유럽에서조차도 수용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사주에 대한 세인들의 평가 역시 옛날부터 다양합니다. ‘일고(一考)의 가치도 없는 허황한 미신’이라는 사주 부정론과 ‘인간은 결코 자기에게 주어진 사주팔자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사주 맹신론이 그 대척점에 서있는가 하면, ‘좋은 것은 믿고 나쁜 것은 믿지 않는다’, ‘믿거나 말거나’ 등의 선택적 절충론 등이 그 중간에 있습니다.
지금부터 2000년 전, 중국 최초의 유물론적 철학자로서 평가받고 있는 후한(後漢)의 지식인 왕충(王充)이라는 학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당시의 도읍지인 낙양의 책방을 돌며 책이란 책은 모두 읽었고, 한 번 읽은 책은 그대로 암기를 할 정도로 시대의 천재였다고 합니다. 그는 [논형(論衡)]이라는 명저를 썼는데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이 독백을 합니다.
“사람들이 윗사람의 마음에 들거나 해를 입는 것은 모두 명(命)에 의한 것이다. 삶과 죽음, 장수와 요절의 운명이 있고, 또한 귀천과 빈부의 운명이 있다. 왕에서 백성에 이르기까지, 성현에서 지극히 어리석은 사람에 이르기까지, 운명을 지니지 않을 수 없다. 귀하게 될 운명이면 비천한 지위에 있어도 절로 부귀에 이르고, 비천해질 운명이면 부귀의 지위에 있어도 절로 위태로워진다.”
지금부터 2천년 전 당시 최고 천재 지식인의 독백입니다. 존재론적으로 인간 개개인은 자신의 운명의 전개에 대해서 자신의 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부분, 즉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체득하면서, 그 ‘보이지 않는 힘’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합니다. 사주 이론은 그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한 숱한 규명작업 가운데 하나입니다.
우리나라에 중국 점이 들어온 것은 당나라 때의 사주, 즉 당사주입니다. 다음 번 칼럼에서 당사주 이야기부터 다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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