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디오니시우스는 AD 1세기에 살았던 아테네의 판사였습니다. 그는 사도 바울의 설교를 듣고 기독교로 개종을 했죠. 현재 그는 카톨릭과 동방 정교회에서 성인으로 추앙을 받고 있습니다. 그가 썼다고 알려진 신비주의 저술인 [코르푸스 디오니시아쿰](Corpus Dionysiacum)은 중세 기독교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런데 근대에 들어서 문헌학을 통해서 이 책의 저자는 성 디오니시우스가 아니라 6세기 경 시리아 출신의 정체불명의 철학자이자 신학자라는 사실이 밝혀진 겁니다. 그가 ‘사도 바울의 제자인 디오니시우스’라는 가명으로 저서를 집필한 것이죠. 이때부터 사람들은 그의 정체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앞에다 거짓 위(僞)를 붙여 위-디오니시우스(Pseudo-Dionysius)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위-디오니시우스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거의 없습니다. 위-디오니시우스는 특정 인물이 아니라 동시대의 신비주의자들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책이 위작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중세의 신학과 철학에 끼친 영향력이 워낙 컸기 때문에 그의 저작들은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위-디오니소스입니다.